[이데일리 박지혜 기자] 19년 전 오늘, 2004년 12월 11일 오후 7시께 서울 광화문에 150여 명이 촛불을 들고 섰다.
‘밀양 여중생 집단 성폭행’ 사건 수사 과정에서 드러난 경찰의 피해자 보호 소홀 등을 규탄하는 촛불집회였다.
사건은 같은 해 1월 경남 밀양지역 고등학생들이 울산에 있는 여중생 자매를 밀양으로 불러내 1년간 집단 성폭행하면서 벌어졌다.
같은 달 7일 사건이 처음 보도되자 온라인에선 가해자들을 엄벌해야 한다는 글들이 올라오기 시작했다. 그러나 이튿날 가해자들 일부에 대해서만 구속영장을 신청했다는 보도가 나오자 누리꾼들의 항의가 잇따랐다.
또 피해자의 신상 정보가 언론에 유출되고 경찰관이 피해 여학생들에게 폭언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누리꾼의 항의는 분노로 바뀌었다.
당시 청와대, 경찰청, 지방경찰청 등의 홈페이지가 다운될 정도로 위력을 나타낸 누리꾼들은 촛불집회에서 “피해 여중생은 가해자 가족들로부터 ‘몸조심하라’라는 협박을 들었고 경찰은 피해자 보호에 신경을 쓰기는커녕 ‘너 때문에 밀양 물이 흐려졌다’는 폭언까지 했다”며 “성폭력 피해자에 두 번 상처를 입히는 수사 관행을 개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파장이 커지자 울산지방경찰청장이 13일 대국민 사과문을 내놓았고, 14일엔 남부경찰서장을 대기발령하는 등 책임자를 문책하며 사태 수습에 나섰다.
여성부와 정치권도 누리꾼들의 분노가 들끓자 진상 조사에 나섰다.
(중략)
사건 당시 피해 학생 가족이 20명 정도의 가해자가 더 있다며 추가 수사를 요청했지만 수사 과정에서 밝혀내지 못했고, 결국 피해자는 도망치듯 살던 곳을 떠나야 했다.
사건에 연루된 고등학생 44명 중 10명은 기소됐으며 20명은 소년원으로 보내졌다. 합의로 공소권 상실 처리를 받은 학생은 14명이었다.
이들은 단 한 명도 전과 기록이 남지 않아 대학 진학과 취업 등을 하며 어디선가 잘살고 있을 것이다.
http://v.daum.net/v/20231211000306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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